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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중국 고문물 가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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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2.06.19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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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법 “국가·고흥군 2천만원 연대 배상” 판결

7억원 대 중국 황실자기 파손 책임 첫 인정 사례

관계자들 “박물관 전시 확정 유물 손괴 안타까워”

민종기 원장 “금액 아쉽지만 위작시비 극복 다행”

 

중국 전문가 감정 장면.jpg

<중국 전문가 감정 모습>

 

지난 달 11일 광주고법 제2민사부는 "고흥군과 국가는 민종기 한중고미술전승진흥원 원장에게 2천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2018년부터 이어진 법정 공방이 마무리된 것이다.

민종기 원장은 2015년 평생 모아온 고대 유물 4000여 점을 고흥군에 기탁하고 ‘유물임대차가계약’을 맺었다. 고흥군이 신축 중이던 ‘고흥덤벙분청박물관’에 전시하기 위해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고흥군은 박물관 관계 법령이 정하는 ‘공적감정’을 진행했다. 고흥군이 직접 중국 문물국과 국영CCTV 소속 감정가 등 6명을 선정해, 2차에 걸쳐 만장일치 교차감정 방식을 적용했다. 우선 300점에 대해 감정(진품 여부·가격)을 마치고 그 중 233 점을 문화관 전시 유물로 확정했다. 감정비만 1억원이 소요됐다.

그런데 경찰이 ‘가짜 유물’이라며 수사를 시작했고, 유물 전체를 강제 압수했다. 아무 근거도 없이 지방정부의 적법한 행정 행위를 무시한 ‘폭거’였다. 민종기 원장은 "박물관 전시방해 행위를 중단하라"며 '압수물환부청구' 준항고의 소를 제기했다. 법원은 사건의 심각성을 반영해 이례적으로 공개 심리를 진행했고 "아무런 범죄 소명이 없는 상태에서 유물을 통째 강제압수한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결국 경찰이 자진해 압수물을 돌려주면서 소송은 종결됐다. 이후 이 판결 관련 파손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이 ‘가짜의 증거’를 찾겠다며 박물관 수장고에 수사관 4인을 투입해 조사하다가 유물을 파손한 것이다. 민 원장은 중국 문물국(북경 소재) 산하 감정기관의 감정을 근거로 7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감정인 손홍기(孫洪琦) 중국문화유산보호연구원 감정평가위원회 감정위원 / 감정가 600만 위엔, 잔존 가치 120만 위엔, 피해액 480만 위엔)

2020년 5월 2000만원을 배상하라는 1심 판결이 났고, 양측이 항소해 이번에 2심 판결이 난 것이다.

관련자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소송 진행 과정을 지켜봐 왔다는 업계 관계자는, 지방정부의 적법한 ‘감정 결과’를 배척한 채 보물급 전시물을 파손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수치스러운 폭거‘라며, 이번 판결이 경찰의 표적수사 등 자의적 공권력 집행을 억지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한 고대 유물 소장가는 '중국 도자기의 가치를 다룬 국내 최초 사례’라고 이번 판결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유럽·미국 등이 경매를 통해 중국 고대 유물을 잘 활용하는 것처럼, 앞으로 우리나라도 더욱 적극·긍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중국의 개혁·개방 30년 동안 엄청난 규모의 중국 고대 유물이 국내에 들어왔다”고 밝히면서, 시급히 중국 고문물 감정의 공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령 정비·공인감정기관 설립·전문가 양성 등을 통해 한중일은 물론 전 세계 (관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종기 원장은 “중국문물국 산하 감정기관과 국내 학계 전문가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가 선정한 감정인의 가격 감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라면서 “다만 ‘국내에 있는 중국 유물 모두가 최근 공장에서 만든 가짜’라는 식의 매도(罵倒)나 음해 행위의 실체가 드러나고, 국보급 유물의 실제 가치가 밝혀져 다행”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민종기 원장은 이번 승소를 계기로, 7년 넘도록 자산의 운용이 막힌 데 따른 심적·물적 피해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민 원장은 먼저 경찰의 부당한 수사를 지적하고 있다. 신뢰받는 공직자였던 시민이 평생 수집한 세계적 보물을, 지방자치단체가 문화(박물관 전시)·관광(중국 관광객 등 유치)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적법한 절차(진위 및 가격 감정)에 따라 인수한 것을, 아무 근거도 없이 범죄행위로 몰아, 강제 압수를 포함해 장기간 수사한 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근본적 문제는 고흥군에 있다는 것이 민종기 원장의 판단이다,

통상 공공박물관이 유물을 구입·수탁할 때는 법정 절차에 따라 감정하고, 진품으로 판정되면 전시·연구 자료로 활용한다. 이는 전적으로 박물관의 고유 권한이며, 경찰은 박물관에 기탁된 유물에 대해 감정 권한·능력이 없다. 그런데도 고흥군은 4000여 점을 통째 압수한 경찰의 월권·직권 남용을 좌시 또는 묵인하다가, 민 원장이 압수물환부 청구 준항고의 소를 제기한 다음에야 유물을 돌려받았다.

민종기 원장은 압수물 환부 뒤에도 고흥군이 전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욱 한심하다고 질타한다. 적법하게 진품으로 판정된 유물 수백 점을 전시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는 등 고흥군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민 원장은 한 개인의 손해일 뿐 아니라 국민의 혈세인 1억 상당 감정비가 사라져버렸고, 박물관 개설 목적이었던 관광객 유입에도 큰 차질이 빚어진 것을 성토하고 있다.

민종기 원장은 “국가와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소중한 유물을 맡겼던 것”이라며 "고흥군이 ’공권력 신뢰 확보‘ 차원에서 제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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